아이가 자라듯이 부모 역시 육아를 하며 성장한다.
SNS에 <아빠는 N살>이라는 육아웹툰을 연재하는 유영근 작가는
아이와의 행복한 일상을 통해 부모도 성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일러스트레이터 유영근 작가는 2017년부터 <아빠는 N살>이라는 육아 웹툰을 인스타그램에 연재하고 있다. 자기 생각이 뚜렷하고 때로는 이마를 탁! 치게 만드는 재치가 있는 딸 미래와의 일상은 즐거운 웃음과 따뜻한 감동으로 가득하다. <아빠는 N살>이라는 제목은 아이가 한 살 먹으면 아빠로서의 나이(경력)도 한 살씩 늘어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4살에서 시작했던 만화가 어느새 8살이 되었다. 지난 4년 동안 미래의 성장을 지켜본 약 11만 명의 랜선 이모와 삼촌들의 사랑을 받은 <아빠는 N살>은 매해 책으로 출간된다. <아빠는 네 살>부터 꾸준히 출간되던 만화책은 올 7월, <아빠는 일곱 살>까지 이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미래의 귀여운 모습을 담은 여러 굿즈들도 출시되면서 오랫동안 간직될 추억들이 하나씩 쌓여가고 있다.
딸 미래처럼 아빠로서 8살을 맞이한 유영근 작가는 여전히 육아는 어렵고 서툴다고 말한다. 이제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에게서 인생의 소중함을 배울 때도 있다. 아빠, 엄마는 처음이기에 어려울 때도 있고, 놀랄 때도 많을 거라고 전하는 유영근 작가에게 만화와 육아 이야기를 들었다.
안녕하세요.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아빠는 N살>을 연재하신 지 햇수로 5년을 맞이하셨는데요. 처음에 육아 웹툰을 그리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아이가 4살 때쯤 갑자기 일이 모두 끊긴 적이 있었어요. 순간 막막하더라고요. 나를 조금이라도 알려보자는 생각으로 SNS에 매일 그림일기를 올려보자고 결심하게 되었죠. 당시 육아가 일상이었던 때라서 자연스럽게 아이와의 그림일기가 되었어요.
아이와의 일상을 만화로 기록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딱히 달라진 점은 없지만 아이와의 시간을 기록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여행 사진을 보면서 그날을 추억하는 것과 비슷해요. 지난 만화를 다시 보면 심지어 전혀 기억이 안 나는 에피소드도 있더라고요.
만화의 주인공이자 작가님의 귀여운 딸 미래가 어느새 8살이 되었어요. 자신이 주인공인 만화가 연재되고 있다는 걸 인지할 나이인데요. 미래는 <아빠는 N살>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직 크게 관심을 가지 않는 것 같아요. 아빠가 어딘가에 우리 가족 이야기를 만화로 연재하고 있고, 사람들이 그를 좋아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어요. 그것보다는 8살이 되더니 그동안 책으로 출간되었던 <아빠는 네 살>, <아빠는 다섯 살>, <아빠는 여섯 살>을 재미있게 읽더라고요. ‘내가 이랬어?’ 하면서요.
<아빠는 N살>은 육아 웹툰이면서 동시에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는 일상툰이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만화를 그릴 때 조심하는 부분이 있으실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렇게 많이 봐 주실 줄 모르고 시작했는데… 이제 정말 많은 분들이 보거든요. 그래서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해요. 누구 생각이든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싸움을 부추기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즐겁고 재미있었던 일 위주로 그리고 있어요. 사실, 살다 보면 부정적인 면이나 화나는 일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기억과 감정은 남기지 않으려고요. 나중에 아이에게 ‘너랑 이렇게 즐거웠고 재미있었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만화를 보면서 작가님과 아내분 모두 미래의 의견을 존중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미래가 엉뚱한 생각을 해도 함께 웃어주고, 이야기도 많이 들어주고요. 두 분만의 육아 철칙이 있다면요?
어렸을 때, 어리다는 이유로 또는 잘 모른다는 이유로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기억이 나요. 틀리거나 잘 몰라도 직접 부딪치면서 깨닫는 게 많은데 말이죠. 물론 부모 입장이 되어보니 충분히 이해가 돼요. 그래도 최대한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고 같이 이야기해 보려고 노력해요. 단, 안되는 건 안된다고 단호하게 이유를 말해주는 편입니다. 아이 스스로 기준이 잘 서기 전까진 이 철칙을 지킬 계획인데, 한편으로는 안 되는 게 많은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해요.
만화를 보면서 작가님은 ‘친구 같은 아빠’같다고 생각했어요. 미래가 태어나기 전, 작가님은 어떤 아빠가 되고 싶으셨나요?
평소에는 친구 같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슈퍼맨 같고, 울적하거나 슬플 때는 큰 산처럼 위로가 되는… ‘되고 싶었던’ 모습을 물어보신 거 맞죠? 하하.
<아빠는 N살>의 매력 포인트이자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아빠의 육아일기’라는 점인 것 같아요. 안타깝게도 아직 많은 아빠들이 육아를 어려워하죠. 작가님께서도 아빠로서 어려웠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아빠든 엄마든 육아는 쉽지 않죠. 다만 아빠들이 엄마들보다 비교적 육아에 신경을 못 쓰는 상황이 많다 보니 아이가 커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거라 생각해요. 아빠와 엄마의 경험치 차이가 커지는 거죠. 하지만 잘 못하더라도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 놀아주는 역할에 더 힘을 주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놀 때는 아빠를 많이 찾는 부작용이 있더라고요.
아이가 자라는 것처럼 작가님도 아빠로서 경험이 쌓이고 있습니다. 아빠로서 능수능란해졌다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아쉽게도 아직 없네요. 항상 걱정되고 실수하고 잘 모르겠고 서툴러요. 아, 얼마 전에 두 발 자전거 타기를 가르쳐서 아이가 성공했을 때는 정말 뿌듯했습니다.
책 <아빠는 다섯살>에서 아이에게 남기는 편지를 곳곳에 숨겨두셨어요. 몇 십 년 후, 작가님과 아이에게 <아빠는 N살>은 어떤 존재가 될까요?
앞에서 살짝 이야기했던 것처럼 ‘우리 이렇게 재미있고 행복했었다.’라고 추억할 수 있는 앨범 같은 책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빠는 N살>은 매해 한 살씩 늘어가는 컨셉인데요. 혹시 미래가 사춘기를 지나 20살이 될 때까지 지속될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아이가 혹시 싫어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고요. 마음 같아서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볼 계획인데… 앞날을 누가 알겠어요. 하하.
마지막으로 <아빠는 N살>을 보며 힘을 내고 있는 아빠, 엄마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 해주세요.
정말 힘이 나시나요? 그 말을 들으니 저도 힘이 납니다. 우리 서로 힘주고 힘내서 어려워도 행복한 엄빠생활 합시다!
[출처: 베스트베이비 https://www.smlounge.co.kr/best/article/48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