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개월 알렉스는 유치원 입학을 위해 배변 훈련을 시작했어. 하지만 한 주, 두 주가 지나도 알렉스는 좀처럼 변기를 사용할 마음이 없어 보였어.
변기를 쓰면 상으로 과자를 줘보라는 친구 엄마의 말에 그 방법을 써봤지만 소용없었어. 오히려 알렉스는 찬장에 떡하니 있는 과자를 못 먹게 하는 부모를 향해 분노를 터뜨렸지.
또 다른 친구는 이런 조언을 했어. 변기에 앉는 대신, 자기가 입을 멋진 옷을 직접 고를 수 있도록 하면 마법처럼 효과가 있을 거라고. 결과는 어땠을까? 알렉스는 발가벗고 유치원에 갈 거라고 선언했어.
친구의 자녀에게 효과가 좋았던 방식이 왜 내 아이에게는 통하지 않는 걸까? 왜 첫째에게 통했던 방식이 둘째에겐 통하지 않는 걸까?
몇 주간의 전쟁 끝에 알렉스의 엄마는 깨달았어. 알렉스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바로 이기는 것이라고. 이기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큰 아이일수록 강하게 밀어붙이면 더 세게 밀어내려는 경향이 있어. 그리고 억지로 강요하지 않을 때 부모의 말을 들을 가능성이 훨씬 크지. 엄마가 먼저 힘을 빼고, 배변 훈련에 대한 언급을 그만두자 알렉스가 스스로 변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처럼 말이야.
발달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행동의 특수성을 ‘기질’이라고 부르는데, 기질은 엄마와 아빠의 유전자가 만나 수정되는 순간 결정돼.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쉽게 변하지 않아.
그렇다면 타고난 유전자 앞에서 양육은 얼마나 무력한 걸까. 천성과 양육에 관한 수백 년 동안의 논쟁 이후 우리는 이 둘이 전부 뒤섞여 아이의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어. 그런데도 왜 우리는 양육 부분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천성에 대해서는 그만큼 고려하지 않는 걸까. 아이의 모든 행동을 부모 탓이라고 함부로 판단하며, 더 많은 개입을 요구하는 걸까.
지금 부모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개입이 아니라,
자녀의 타고난 기질을 고려한 더 ‘현명한’ 개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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